
일주문을 지나 금강교까지 약 1km, 전나무가 집중된 핵심 구간을 지나야 비로소 절 마당에 닿는 곳. 신라 선덕여왕 12년(643) 자장율사가 세웠다고 전해지는 오대산 월정사는 걸어 들어가는 길부터가 볼거리로 꼽히는 절입니다. 이 천 년 사찰이 올가을 사흘 동안 숲과 마당 곳곳을 무대로 삼습니다. 대한불교조계종 제4교구 본사 월정사는 10월 8일(목)부터 10일(토)까지 월정사 경내와 전나무숲, 연기의 숲, 동림선원 일원에서 ‘나를 묻다, 세상을 잇다’를 주제로 ‘2026 오대산 문화축전’을 연다고 밝혔습니다. 올해는 불교 전통문화를 보여 주는 데 머물지 않고, 찾아온 사람이 직접 걷고 듣고 명상하고 음식을 나누며 자기 자신을 돌아보도록 프로그램의 폭을 넓혔다는 것이 월정사의 설명입니다.
다만 프로그램이 날짜와 장소마다 흩어져 있어, 일정표만 봐서는 사흘의 흐름이 한눈에 잡히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 글은 오대산문화축전 공식 홈페이지의 행사일정표를 기준 삼아 사흘을 시간 순서대로 풀어 쓰고, 평창군 관광 안내와 언론 보도로 확인한 월정사의 배경, 가는 길, 10월 산사의 날씨, 주차 요령을 덧붙였습니다. 보도자료 바깥에서 가져온 내용에는 출처를 따로 적어 두었습니다.
사흘 일정, 표 한 장으로 먼저 훑기
아래 시간표는 공식 홈페이지 행사일정에 올라 있는 항목을 10월 7일 기준으로 옮겨 적은 것입니다. 일정표에 시간이 따로 적히지 않은 상설·연계 프로그램은 표에 넣지 않았고, 대신 날짜별 설명과 맨 아래 체크리스트에서 따로 다룹니다.
| 날짜 | 시간 | 프로그램 |
|---|---|---|
| 8일(목) | 11:00~14:00 | 탄허 대종사 전국 휘호대회 |
| 8일(목) | 12:00~13:00 | 부처님 진신사리 이운식 |
| 8일(목) | 13:00~13:30 | 개막식 |
| 8일(목) | 13:30~15:00 | 보살계 수계 대법회 |
| 8일(목) | 15:00~15:30 | 개막 주제공연 |
| 8일(목) | 15:30~16:30 | 탑돌이 한마당 |
| 9일(금) | 12:00~14:00 | 불교합창제 |
| 9일(금) | 12:00~14:00 | 화엄선불장 |
| 9일(금) | 12:00~16:00 | 마음그라운드 |
| 9일(금) | 14:00~16:00 | 소리의 뜰(뮤지컬) |
| 10일(토) | 10:00~11:00 | 부도헌다례 |
| 10일(토) | 10:00~13:00 | 구름 위의 식탁 |
| 10일(토) | 12:00~14:00 | 소리의 뜰(월드뮤직) |
| 10일(토) | 12:00~16:00 | 마음그라운드 |
천 년을 건너온 절, 월정사의 내력
보도자료에 따르면 월정사는 신라 선덕여왕 12년(643) 자장율사가 창건한 사찰로, 오늘날에는 강원도 중남부 조계종 사찰을 총괄하는 교구 본사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경내에는 고려 시대 석탑인 팔각구층석탑이 서 있습니다. 위키백과의 정리에 따르면 높이 15.15m, 국보 제48-1호이고, 탑 앞에서 무릎을 꿇은 자세로 앉아 있는 석조보살좌상은 2017년 국보 제48-2호로 함께 지정됐습니다. 그때 탑의 번호도 48호에서 48-1호로 바뀌었다고 합니다. 축전 사진에도 이 탑이 자주 등장하니, 탑의 생김새를 먼저 알아 두면 행사 장면이 한결 눈에 들어옵니다.

경내로 드는 길 자체도 이 절의 볼거리로 꼽힙니다. 평창군 문화관광 누리집은 월정사 입구 전나무숲길을 총 1.9km, 1시간가량 걸리는 길로 안내하면서 남녀노소 누구나 어렵지 않게 걸을 수 있다고 소개합니다. 여행 매체 더트래블뉴스는 이 가운데 일주문에서 금강교까지 약 1km가 전나무가 집중된 핵심 구간이며, 전나무 1,700여 그루 가운데 일부는 수령이 300년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전했습니다. 같은 보도에는 월정사가 문화유산 관람료를 면제하고 있어 별도 관람료 없이 둘러볼 수 있다는 내용도 담겼습니다. 다만 축전 기간의 입장 방식은 달라질 수 있으니 공식 안내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첫째 날 목요일 — 정오의 이운식에서 탑돌이까지
개막일 일정은 오후에 몰려 있습니다. 공식 일정표를 보면 낮 12시 일주문에서 부처님 진신사리 이운식이 먼저 시작되고, 13시에는 서별당 앞 특설무대에서 개막식이 열립니다. 13시 30분부터는 보살계 수계 대법회가 90분 동안 이어지고, 15시가 되면 개막 주제공연 ‘나를 묻다, 세상을 잇다’가 무대에 오릅니다. 월정사는 이 공연이 전통무용과 생황 같은 전통음악, 구음과 소리를 한데 엮어 ‘나를 묻다 → 세상을 잇다 → 천년을 잇다’의 흐름으로 올해 축전의 메시지를 풀어낸다고 소개했습니다. 15시 30분부터 한 시간은 탑을 도는 탑돌이 한마당입니다.

같은 날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는 대법륜전에서 탄허 대종사 선서 함양 전국 휘호대회가 열립니다. 와들의 제안은 이렇습니다. 이운식이 12시에 시작하니, 아침 일찍 전나무숲길을 걸어 들어와 일주문 앞에서 행렬을 기다리는 쪽으로 동선을 짜면 걷는 시간과 행사 시간이 서로 겹치지 않습니다.
둘째 날 금요일 — 정오에 갈라지는 세 갈래 길
금요일 낮 12시, 서별당 앞 특설무대에서는 불교합창제가, 대법륜전에서는 화엄선불장이, 연기의 숲·동림선원·전나무숲길에서는 마음그라운드가 한꺼번에 시작합니다. 세 갈래 가운데 하나를 골라야 하는 날인 셈입니다. 월정사는 화엄선불장 ‘부처의 하루, 우리의 하루’를 음악, 음식, AI·미래, 시각예술을 한자리에서 다루면서 불교의 수행과 철학이 오늘의 일상과 기술 속에서 어떤 뜻을 가질 수 있는지 이야기 나누는 자리라고 설명합니다. 마음그라운드 쪽은 싱잉볼 사운드 배스, 좌선 입문, 전나무숲 삼림욕, 소마틱 무브먼트, 저널링 워크숍, 이어폰 걷기 명상, 차 명상과 다도, 아침 요가 명상, 아로마·향 블렌딩으로 꾸려진다고 밝혔습니다.
14시부터 16시까지는 소리의 뜰 첫 무대로 박완 뮤지컬 갈라 콘서트가 앤디킴 밴드, 라움 뮤지컬과 함께 열립니다. 마음그라운드가 12시부터 16시까지 이어지는 점을 감안하면, 낮 12시에 화엄선불장이나 합창제를 본 뒤 14시 공연으로 옮기고, 그러고도 시간이 남으면 숲길 쪽으로 향하는 순서도 생각해 볼 만합니다. 다만 마음그라운드의 프로그램별 시작 시각과 참가 방식은 일정표에 나와 있지 않아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해야 합니다.
셋째 날 토요일 — 헌다례로 열어 숲속 식탁으로 이어지는 오전
마지막 날은 오전이 가장 빽빽합니다. 공식 일정표에 따르면 10시부터 한 시간 동안 부도지에서 부도헌다례가 올려지고, 같은 10시에 연기의 숲에서는 ‘구름 위의 식탁’이 시작돼 13시까지 이어집니다. 사찰음식 명장 선재스님과 함께하는 이 자리를 월정사는 ‘천년 숲에서 만나는 가장 특별한 한 끼’라는 콘셉트로, 계절을 담은 음식을 나누며 느림의 가치를 경험하는 프로그램이라고 소개했습니다. 참가 신청 방식과 비용은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12시부터는 소리의 뜰 두 번째 무대인 라벤타나 월드뮤직 콘서트가 두 시간 동안 열립니다. 생황 연주자 김효영과 재즈 보컬리스트 남예지가 함께 무대에 선다고 월정사는 밝혔습니다. 식탁이 13시까지 이어지니 첫 한 시간은 공연과 겹치는 셈입니다. 식탁을 택했다면 공연 후반부를 보게 되고, 공연을 택했다면 식탁은 건너뛰게 됩니다. 마음그라운드도 이날 12시부터 16시까지 같은 장소에서 계속됩니다.
시간표 밖에서 사흘 내내 열리는 자리
시간표에 적히지 않은 프로그램도 적지 않습니다. 월정사에 따르면 8일부터 10일까지 화엄루 앞마당에서는 연등·염주 만들기, 싱잉볼 체험과 함께하는 만다라 및 팔각구층석탑 색칠하기, 팔각구층석탑 탁본, 스님과 함께하는 법종 타종 같은 불교문화 체험이 이어집니다. 화엄루에서는 수묵작가 이여운의 특별 초대전 ‘수묵으로 피어난 천년의 건축’이 열려, 월정사의 건축과 공간을 수묵으로 풀어낸 작품 25점이 천년의 불교건축, 도시와 한옥, 여백과 명상의 세 주제로 걸립니다. 전통 승시와 다도 체험도 축전 기간 월정사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고 안내됐습니다. 행사와 행사 사이 비는 틈에 끼워 넣기 좋은 코스들입니다.
가는 길 — 기차는 진부역, 버스는 월정사 정류장
월정사 주소는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 오대산로 374-8입니다. 오대산문화축전 공식 홈페이지의 오시는 길 안내에 따르면 KTX로는 서울·청량리역에서 진부(오대산)역까지 약 1시간 20분이 걸리고, 진부역에서 월정사까지는 다시 약 15분이 소요됩니다. 진부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월정사행 버스를 타면 약 20분이 걸리며, 배차 간격은 약 1시간, 첫차 07:50과 막차 17:40으로 적혀 있습니다. 월정사 정류장에서 경내까지는 도보 5분(약 150m)으로 안내돼 있고, 택시는 약 15분으로 소개됩니다. 자가용이라면 영동고속도로 진부IC를 나와 약 15분, 서울에서 출발할 경우 약 3시간으로 안내돼 있습니다. 축전 기간에는 버스 시간과 도로 사정이 달라질 수 있으니 출발 전에 한 번 더 확인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축전 전용 셔틀버스 안내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10월의 산사, 무엇을 입고 갈까
날씨는 출발 직전 예보가 가장 정확합니다. 참고 삼아 같은 산지인 대관령의 10월 평년값(1991~2020)을 보면 평균 최고기온 14.6℃, 평균 최저기온 3.5℃로 정리돼 있습니다(위키백과 대관령 기후표). 대관령과 월정사는 다른 곳이라 같은 수치가 나온다고 볼 수는 없지만, 낮과 아침저녁 사이 기온 차가 크다는 점을 가늠하는 기준은 됩니다. 얇은 겉옷을 겹쳐 입고 바람막이를 챙기시기 바랍니다. 숲길과 마당을 오래 걷고 서 있어야 하는 만큼 굽이 낮은 운동화가 낫습니다.
단풍은 아직 이른 편입니다. 민간 단풍 예측 자료들은 오대산의 절정을 10월 중순 이후로 소개하고 있어, 축전 사흘은 산이 물들기 시작하는 시기로 보는 편이 안전합니다. 예측은 기온에 따라 어긋날 수 있으니 방문 며칠 전 현지 상황을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주차와 혼잡 — 일찍 닿거나 낮 12시를 피하기
월정사 공식 안내에는 주차 요금이 승용차(1,000cc 미만)·전기차 3,000원, 중형차(1,000cc 이상) 6,000원, 대형차(버스) 9,000원으로 적혀 있으나, 축전 기간의 운영 방식과 요금은 현장 안내를 확인해야 합니다. 혼잡 시간대는 공식 자료에 없어서 일정표로 짐작해 본 와들의 추정입니다. 개막일은 12시 이운식부터 16시 30분 탑돌이까지, 둘째·셋째 날은 12시부터 16시 사이에 프로그램이 몰려 있습니다. 이 시간대에 맞춰 도착하면 주차 대기와 이동 시간이 길어질 수 있으니, 오전 일찍 닿아 전나무숲길부터 걷거나 진부역에서 버스나 택시로 들어가는 방법을 함께 생각해 두면 좋습니다.
출발 전 확인 목록
- 일정표의 시각과 장소가 바뀌지 않았는지 공식 홈페이지(odaesanfestival.com)에서 한 번 더 확인하세요.
- 낮 12시에 겹치는 프로그램(9일 합창제·화엄선불장·마음그라운드, 10일 구름 위의 식탁·월드뮤직)은 미리 한 가지를 정해 두세요.
- 마음그라운드와 구름 위의 식탁은 사전 신청 여부와 비용을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참가를 원한다면 공식 안내부터 살펴보세요.
- 월정사 정류장에서 경내까지는 도보 5분입니다. 진부에서 버스를 탄다면 막차 17시 40분을 기억해 두세요.
- 전나무숲길은 1.9km, 1시간가량으로 안내됩니다. 행사 시간 앞뒤로 걷는 시간을 따로 잡으세요.
- 겉옷과 바람막이, 편한 신발을 챙기고 출발 직전 기상 예보를 확인하세요.
- 주차 요금과 운영 방식은 축전 기간 현장 안내가 기준입니다.
와들 의견
와들은 이번 소식의 강점을 ‘걷는 길과 행사가 한 장소에서 이어진다’는 데서 찾습니다. 천 년 사찰의 마당에서 개막 공연과 탑돌이를 보고, 전나무숲길과 동림선원에서 명상을 하고, 마지막 날에는 사찰음식 명장의 식탁과 월드뮤직까지 이어지는 구성은 사찰 방문이 처음인 사람에게도 길잡이가 되어 줍니다. 일정표가 날짜와 장소별로 공개돼 있어 하루나 반나절만 잡고 가더라도 흐름을 짜기 쉽다는 점 역시 장점으로 보입니다.
아쉬운 점도 분명합니다. 보도자료와 일정표에는 입장료 여부, 마음그라운드 프로그램별 시각, 구름 위의 식탁 참가 방식과 비용, 주차 안내가 담겨 있지 않습니다. 낮 12시에 프로그램이 겹쳐 모든 행사를 다 보기 어렵다는 점도 부담입니다. 와들은 하루만 간다면 오전에 전나무숲길을 걷고 낮 행사 한두 개를 고르는 일정을, 이틀이라면 목요일 개막과 토요일 오전 헌다례·식탁을 나눠 보는 일정을 권합니다. 산사의 가을 아침은 쌀쌀하니 옷차림을 넉넉히 챙기시기 바랍니다.
글: 와들 편집데스크 작성
숲길을 다 걷고 나서야
묻고 싶던 것이 하나로 줄어든다.
— 와들편집자 주




